[세가궁7] 꿈은 왜 꾸는 걸까?
[세상에서 가장 궁금한 것들-7]
밤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길을 걷고, 사람을 만나며,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을 겪는다. 꿈을 꾼다는 것은 마치 또 하나의 현실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는 왜 꿈을 꾸는 걸까?
과학적으로 보면 꿈은 뇌가 낮 동안의 기억과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시냅스가 재정비되며 필요 없는 정보는 걸러지고, 중요한 경험들은 더욱 선명하게 각인된다. 마치 책상 위에 흩어진 서류를 정리하는 것처럼, 우리의 뇌는 꿈을 통해 삶을 정리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단순히 생물학적인 작용이라기엔, 꿈은 때때로 너무도 신비롭고 철학적이다.
어떤 꿈은 우리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드러낸다. 현실에서 감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꿈속에서 펼쳐지고, 이루지 못한 소망이 꿈이라는 무대 위에서 재현된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꿈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는 꿈을 ‘무의식의 언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직접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과 욕망이 꿈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꿈은 창조와 상상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꿈에서 영감을 얻었다.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적인 그림들, 메리 셸리가 꿈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쓴 『프랑켄슈타인』, 폴 매카트니가 꿈에서 들었던 멜로디로 만든 ‘Yesterday’까지. 꿈은 우리에게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선물한다.
하지만 가끔은 꿈이 너무도 기묘하고 불안할 때가 있다. 악몽을 꾸고 난 후의 찝찝한 기분, 반복되는 꿈이 주는 묘한 감각. 이런 꿈들은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우리의 내면이 보내는 신호일까? 심리학자 칼 융은 꿈을 ‘자아가 무의식과 대화하는 방법’이라 말했다. 꿈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꿈을 꾸는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명확하게 단정지을 수 없는 미스터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꿈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꿈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나를 만나고, 현실에서 놓친 감정을 되새기며, 때로는 미래를 향한 작은 힌트를 발견하기도 한다. 결국 꿈은 우리 내면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창(窓)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