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 중 하나로, 다양한 감정을 담은 시들이 많이 탄생했습니다. 가을의 아름다움, 쓸쓸함, 그리고 성숙의 정취를 노래한 한국 시인들의 대표적인 가을 시 5편을 소개합니다.
1. 김소월,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의 「산유화」는 사라져가는 것과 홀로 남겨지는 존재에 대한 고독과 쓸쓸함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가을의 깊은 정취 속에서 피고 지는 산의 꽃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2. 정지용, 「향수」
널 벌써 잊었느냐,
바람이 일고 단풍잎 떨어질 때
강변에서는 엷은 안개가 흐르고
산새들은 목 놓아 우노라.
가을이면 나는 그리운 사람처럼
호젓이 찾아가는 버려진 길.
강가에 서면 잊었던 얼굴이 돌아오고
내 마음 속 깊이 깊이 잠든 외로움이
은밀히도 가슴을 파고든다.
정지용의 「향수」는 가을의 풍경과 함께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서정을 그린 시입니다. 가을의 고요한 정취와 함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3.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가을이 또 찾아왔습니다
강변에 나가
서성거리고 싶은 계절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만 둡니다.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이제는 사랑스런 추억이 있어
눈 감는 밤마다
보고 싶은 추억이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언제나 내일이면
새롭고 즐거울 것이니까요.
윤동주의 「사랑스런 추억」은 가을의 쓸쓸함 속에서도 사랑스러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시인의 내면을 담은 시입니다. 아련한 추억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태도가 가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4. 나희덕, 「가을 사랑」
가을 나무는
나를 나무라지 않는다
혼자 고개 숙인 걸음으로
지나가도
흩어진 낙엽을
밟고 지나가도
가을 나무는
나를 책망하지 않는다
아프게 타오르다가
제 몸을 버린 낙엽 하나
그리운 얼굴
단 한 번 생각해내고
떨어진다 해도
가을 나무는
나를 외면하지 않는다
나도 너를 외면하지 않을게
타오르다
제 몸을 버리는 낙엽처럼
고운 얼굴
단 한 번
너를 생각해내고
떠난다 해도
나도 너를 외면하지 않을게
나희덕의 「가을 사랑」은 가을 나무를 통해 자연의 관용과 품어주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가을의 정취가 사랑과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5. 이해인, 「가을 편지」
가을엔
편지를 써야지요
누구에게나
깊은 속마음 꺼내어
진실한 이야기
써야지요
떠나간 날들을
이야기하며
기다리는 마음도
덧붙이며
눈물에 젖지 않게
향기로운 잎사귀
하나 끼워서
보내야지요
이해인의 「가을 편지」는 가을의 낭만과 고독, 그리고 그리움을 편지로 표현한 시입니다.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이고 따뜻한 분위기가 돋보이며, 가을이 주는 감동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시들 각각은 가을의 풍경과 분위기를 잘 담아내며,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감정과 삶의 성찰을 표현합니다. 가을의 시들을 감상하며 계절의 정취를 더욱 깊게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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